교회사모도 생각한다

우울감을 이겨내기 위한 글

기쁨이 맘 2020. 7. 1. 15:29

우울감을 이기기 위해서는 내 마음에서 자꾸 들려오는 목소리를 캐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불평의 소리, 비교하는 소리, 원망의 소리, 우는 소리... 등등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소리가 내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일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므로 스스로 인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순간순간 속에서 올라오는 감정의 선을 붙드는 연습이 필요하다. '내가 왜 지금 화가 나는가?, 내가 지금 가장 바라는 일이 무언가?, 나는 지금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가?'등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는 일은 어쩌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만큼 어려운 일일 수 있다. 자신의 순간적인 감정에 머무르는 연습, 멈추고 자신의 심호흡을 할 줄 아는 연습이 시작된다면 우울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다. 마음의 소리가 들려올 때 그 순간을 잡아내고 그 순간에 머무르고 내 안에서 왜 이 소리가 들려오는지, 더 나아가 그 소리의 기원까지 찾아내는 데에까지 나간다면 우울감을 다스리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감정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고, 그럴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말로 되뇌어 보면 좋다. 나의 경우는 신앙인이라 주님을 많이 찾았었다. "주님 제가 또 이 상황에서 화가 나네요, 저 왜 이러는 걸까요? 대체 제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상황에서 화만 내고 있는 걸까요? 저 좀 도와주세요."라고 되뇌었었다.

현실적으로 어린아이들을 키우면서 내 마음을 돌아보는 일은 너무 힘들다. 밤낮없이 울며 엄마만 붙들고 늘어지는데 무슨 여유가 있어서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겠나. 또 남편이 잔소리하는 스타일일 때는 정말 다 엎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럴 때는 내 주변 환경을 재정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재정비해야 할 세 가지 내용을 나눠본다.


먼저 육아다.
내가 내 마음을 케어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닥까지 와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스스로 진단을 해야 한다. 내가 육아를 온전히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아닌지. 어린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행위를 나쁜 엄마의 행위라는 단순한 공식만 가지고 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아이를 끌어안고만 있으면 오히려 아이는 알게 모르게 더 피해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내 상황을 배려할 여력이 없는 아빠와 육아에 대한 상의를 함께 하는 일이 과연 적절한지도 판단해야 한다.
아빠는 육아 전문가가 아니라 오히려 엉뚱한 육아의 길을 제시하는 육아 이단자일 수 있다.
어린이집에 오전만이라도 맡기고 마음을 좀 추스르고 아이를 만나면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사랑스러운 내 새끼"로 이산가족 상봉하듯 애틋함을 회복할 수 있다.
어린이집에 맡기는 행위를 아이를 내버리는 행위로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시설에 맡김으로써 엄마 아닌 다른 이들의 관심과 애정을 경험하는 것도 육아의 한 부분이다.

다음은 남편이다.
그동안 남편과 살면서 느낀 남편의 장단점을 추려보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가 아닌 객관적으로 남편을 알아가야 한다.
남편의 모호하고 미성숙한 부분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어디까지 말을 하고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 지를 안다. 멈출 때 멈추지 못하고 계속 말하게 되면 갈등은 심화된다.
남편이 고쳤으면 하는 행동이 있어서 좋게 말을 했는데 기분 나빠하고 역으로 비난을 해댄다면 그것을 통해 남편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상처만 주는 대화라고 진단이 된 이상 애정이고 뭐고 간에 "상처가 되는 대화"라는 상황을 인식하여 멈춘다. 그 대화는 다음으로 미뤄두는 것이 스스로에게 좋고 두 사람 모두에게 좋다.
남편 주둥이에서 좋은 말 듣기가 힘들다면 남편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남편도 사람이라 주기적으로 심적 리듬에 따라왔다 갔다 하기 마련이다.) 사역 현장에서 어떻든지 간에 적어도 아내인 나에게는 좋은 사람이 아닌 것이다. 좋은 사람을 가까이해야 나에게 이롭다는 것은 상식인데 살아보니 상황에 따라 내 남편이 좋지 못한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불행한 일이 아니다. 사람은 원래 가까울수록 죄성이 더 잘 드러나기 마련이고, 우리는 모두 주님의 형상으로 완전한 성화를 이루지 못한 존재들이다. 남편의 모든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말고 그 순간에 상처를 준 언행에 초점을 맞추고 잠시 나 자신을 위해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꾸 단점만 보일 때는 거리를 두어 나 스스로를 어느 정도 방어하는 것이 부부관계의 지혜이다.

마지막으로 나를 둘러싼 환경이다.
사모라는 위치 상 영적 공격을 받기가 너무 쉽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주로 보고 듣는 것들이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내 마음을 기쁘게 하는 단서들을 토대로 환경을 가능한 선에서 좋은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내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키워드가..
호수공원, 웃긴 표정, 달달한 것, 자연, 꽃, 야한 농담, 신나는 트로트, 글쓰기 등이다. 애완동물이나 운동이나 마사지 또는 드라마, 공예, 등산 기타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나만의 키워드를 찾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굳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즐거울 수 있는 일들은 많다. 일광욕 하나로도 긍정성이 회복되기도 한다. 또 몸이 아픈 경우에는 더 내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비유로, 아이가 울 때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내가 슬플 때도 이유가 있는 것이다. 슬픈 나를 내가 먼저 알아봐 주고 토닥이는 심정을 가져야 한다. 내가 나를 위해줄 줄 알아야 다른 사람의 위로에도 힘을 얻을 수 있다. 성인이 된 나를 케어해 줄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나와 나를 지키시는 주님이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실컷 경험하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내 삶의 주도권도 더 잘 잡힌다. 어떤 사람은 자유롭게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일 자체를 시간낭비 또는 죄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는 금욕적인 생각이다. 비성경적이며 강박증이다. 어린아이처럼 즐거운 일을 찾아서 거기에 집중하게 되면 이 스트레스 많은 삶의 무게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지금 상황이 죽을 것 같이 너무 힘들다면 나를 향해 사랑을 베푸시는 주님의 마음으로, 나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겨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