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결혼 전에 성경험을 가진 분도 있을 것이고 결혼 후에 처음으로 성경험을 가진 분도 있을 것이다. 감히 확신하건대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교회에서 보내면서 이성문제를 상담받거나 성경적인 성의 개념을 접해보지 못한 분이 90%가 넘을 것이다. 미국 청교도의 영향으로 교회는 성욕을 악한 것으로 치부해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도 혼전순결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청소년 및 청년들은 교회 내에서 이성관계에 관해 나눔을 갖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이성문제나 성 관련 고민이 생길 때 혼자서 골머리를 앓거나, 교회 밖에서 도움을 구하게 된다.
혼전순결을 이렇게나 주장한다면 혼후 부부관계에 대한 강조가 분명히 있어야 할 텐데 그러한 것도 아니다. 교회에서 부부관계 이야기를 즐겨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둡고, 왜곡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부부관계에 대해 크게 할 말이 없는 것이다. 하나님이 결혼을 왜 기뻐하시는가? 그리고 하나님께서 혼전순결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길 원한다. (혼전 성생활을 권장하자는 의도 없음)
믿음의 조상이라고 하는 성경인물들을 보면 성생활이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추구하는 성생활과 굉장한 차이가 있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는 먼 친척도 아닌 이복 누이였는데 아비멜렉이 무서워서 아내 삼으라고 보냄은 물론 하갈을 씨받이로 들인다. 야곱은 네 명의 아내와 경쟁적으로 잠자리를 갖는 내용 역시 오늘날로 적용해 보면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다윗은 성경에 기록된 아내만 9 명이고 그중 밧세바는 범죄 해서 들인 아내였다. 솔로몬은 글로벌한 부부관계를 자랑하는 왕이었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특별하게 다루지 않는다. 우리의 상식대로라면 음행 한 죄목으로 두드러지게 다뤄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그들이 음행의 죄로 망했다는 식의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예수님을 잉태하게 하신다. 마리아와 요셉을 혼전순결 제도에서 벗어난 배도자들로 만들어 버리신 사건이다. 왜 이러한 내용들을 성경이 담고 있는 것일까?
"순결"이라는 말이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성경은 남자든 여자든 모두 순결한 그리스도인이 되라고 하신다. 그런데 그 단어가 성에 있어서 만큼은 여자만 해당되는 것처럼 사용된다. 여자는 정조를 지키는 것이 순결을 지키는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남자가 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말은 좀 어색하게 들린다. 왜 그런 것일까?
우리나라는 과거 혼전순결에 큰 가치를 뒀다. 순결이 짓밟히면 은장도를 꺼내어 자결을 하는 여성들이 있었는가 하면, 절개를 지키는 여성을 기념하여 열녀문을 세워주기도 했다. 또 조선에서 여성이 관직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처녀막이 찢어지지 않은 처녀로서 궁녀가 되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혼전 성관계를 한 여성을 처녀성을 잃은 헤픈 여자로 취급해 온 것이다. 그러한 문화 DNA를 가진 조선인들이 미국 청교도의 교리와 만나면서 한국 기독교인들의 성(性)은 방향을 잃고 고립된 것으로 보인다. 청교도는 모든 종류의 쾌락을 죄악시하는 금욕주의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데 그 이유는 청교도가 칼뱅주의에 기반해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기독교 개혁가 칼뱅은 스토아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았던 인물이었다. 육체(신체)가 원하는 것을 욕심을 따라 사는 것으로 여겼고, 이성적으로 살아갈 때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론하였다. 종교 개혁의 기틀을 다지고 신학을 확립한 칼뱅의 위대한 개혁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이들이 프로테스탄트가 되어 세계로 확산해 나갔는데 그중의 한 교파가 청교도이다. 그러나 청교도가 한편으로는 칼뱅 숭배적으로 변질되고 엄격한 금욕주의적 삶을 제도화하는 바람에 기본적인 성욕구까지 죄악시하는 오류를 범했던 것이다.
그에 더해 교회에서 순결의 상징적인 인물로 동정녀 마리아를 내세우는 것도 한 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와 가브리엘 천사가 하는 대화 내용에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라는 부분이 어떤 원인에서인지 마치 남자와 한 번도 관계를 하지 않은 순결한 여인이기 때문에 하나님께 택함을 받은 여인이라고 오해하게 된 것이다. 처녀막이 있는 여자이기 때문에 예수님을 잉태할 여인으로 택함을 받았다고 이해하면 그 순간부터 하나님에 대한 엄청난 오해가 시작된다. 하나님은 그런 이유로 마리아를 선택하시는 단순한 분이 아니다. 실상 동정녀 마리아가 남자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순결한 여인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은 성경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성경에서의 순결은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으며, 마리아의 영혼이 완전히 순결했던 여인이라는 단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단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메시아를 잉태할 자로 택함을 입었다는 내용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순결'이란 단어를 처녀막에 근거해서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고 성경적으로 다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편을 잃고 떠돌아다니던 여인 룻은 어땠나? 룻은 시어머니와 의논 끝에 기업 무를 자를 얻기 위해 잠자는 보아스의 옆에 누운 여인이다. 하지만 성경은 그 여인을 현숙한 여인으로 기록하고 있지 않은가? 하나님 앞에서 순결한 자였던 것이다. 기생 라합은 어땠는가? 기생이었으나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잘 알고 있던 거룩한 여인으로 소개되고 있지 않은가?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순결은 처녀막이나, 남자에 대해 무지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순결'에 대한 왜곡된 이해는 부부관계를 부자연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새롭게 정립을 해야 한다. '성'을 음란한 행위로 인식하는 것과 왜곡된 순결관이 짬뽕된 부부는 한평생 긴장되는 잠자리나 몇 번 가져 볼 뿐 섹스리스로 살아가게 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성은 관계이자 교류이다. 남편과 아내는 마음껏, 적극적으로 서로를 사랑하고자 배우고 연습하고 노력해야 한다. 부부의 벗은 몸이 '에덴동산에서 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아담과 하와' 같다고 느껴지는 그 날을 기대하고 사모하는 크리스천 부부가 이 땅에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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